고현정 "나에 대한 소문·왜곡, 나도 공범…반성도 해" [인터뷰+]

입력 2023-08-29 06:36   수정 2023-08-29 06:41



배우 고현정은 솔직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고현정은 자신의 과거도, 오해도, 선입견에 대해서도 모두 솔직하게 말했다. '이 사람과 인터뷰가 아닌 사석에서 만나면 얼마나 더 재밌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털털하고 유쾌한 매력을 뽐냈다. 미스코리아 출신에 세월을 비껴간 미모를 뽐내던 고현정에게 '마스크걸'의 김모미는 외모 콤플렉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교도소까지 가게 됐다는 점에서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모미의 솔직함, 남모를 아픔은 고현정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이한별, 나나, 고현정 등 3명의 배우가 나눠 김모미를 연기했는데, 고현정은 교도소에 수감된 후 10년이 흐른 김모미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현정이 하기에 '마스크걸' 속 비중이 작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는 "제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기호가 어떤지 밝히고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사람들이 잘 모르시는 거 같다"며 "저는 장르물이나 사회 고발성 작품에도 관심도 있고, 밝은 작품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걸'도 이렇게 3명의 배우가 하나의 역할을 한다는 설정이 재밌고, 이들 3명과 함께 잘 녹아드는 게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고현정이 연기한 김모미는 교도소에 장기간 지내면서 내면의 평화를 찾았지만, 딸 김미모(신예서 분)가 본인 때문에 곤란함을 겪는다는 의문의 편지를 받고, 그걸 보낸 인물이 주오남(안재홍 분)의 엄마 김경자(염혜란 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폭주하게 된다. 이후 벽에서 뛰어내리고, 바닥을 구르는 '맨몸' 액션이 펼쳐진다. 여기에 김모미가 처절한 탈주극을 펼치는 원동력이 딸을 생각하는 '모성'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고현정은 "과거에도 엄마 역할, 몸 쓰는 역할을 했지만 많은 분이 이번에 더 크게 느끼시는 거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이나 이런 거 보다는 제가 연기할 모미의 상태에만 집중했다. '교도소에서 10년이 지난 사람은 어떤 상태일까' 그 부분에만 집중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모미는 교도소에 있으면서 힐링하는 마음이었을 거 같아요. 위치나 성격을 봐서는 바보같이 지냈을 거 같지도 않고요. 눈을 감으면 산을 생각하면 산이고, 바다를 생각하면 바다고, 아무 일도 없이 무난하게. 그렇게 잔잔하게 살던 모미가 왜 움직이는가를 보면, 모성 때문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모미 그 자체를 건드는 거예요. 딸은 미안한 거고요. 염치가 없고."

이어 모미를 '돌아이'라고 표현하며 "정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분이 생각하는 상식적인 모성, 상식에 기반한 가족, 혈연관계는 아니다"며 "그래서 모성도 달라야 한다 생각했고, 더 생략하고, 더 뭘 안하려 했다"고 모성 연기를 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런 모미를 연기하며 고현정은 "나도 지극히 상식적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저와 비교한다면 모미가 '돌아이'인지 모르겠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성격뿐 아니라 모미가 느낀 외모적인 강박에 대해서도 "저도 느꼈던 부분"이라며 공감을 보였다. 미스코리아로 연예계에 데뷔했고,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다이어트가 화제가 됐던 부분들에 대해 "배우로서 반성도 많이 한다"고 하기도 했다.

"저는 항상 작품으로 뭔가를 화제가 되고, 칭찬받고 싶고, 그러고 싶은데 개인사가 그걸 뛰어넘지 못하니까.(웃음) '난, 뭐지' 싶을 때도 있었어요. 요즘 '많이 예뻐졌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반성도 하지만, 감사하기도 해요. 관심을 어찌 됐든 계속 주시는 거니까."

"까다롭다", "신경질적이다" 등 사생활이나 촬영장에서 불거진 사실 확인이 안 된 소문들에 대해서도 "왜곡되고 잘못된 건 있지만, 제가 자처한 것들이다. 공범인 건 인정한다"며 "누명을 쓰거나 그런 건 아니다"고 초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현정은 그런 소문들에 대해 "'선덕여왕'에서 미실을 할 때 약속대로 25회에서 죽여줬으면 안 혼났을 거 같은데, 저를 '조금만', '조금만' 하시면서 50회까지 끌고 가셨다"며 "그때 가체가 무겁고, 힘들어서 신경질을 엄청나게 냈다. 그때부터 시작된 거 같다"면서 웃었다.

극 중 모미는 연예인이 되길 선망했지만, 대중의 관심에 '도마 위에 오른 삶'을 사는 본인을 포함한 연예인들의 생활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3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며 느낀 솔직한 감정에서 발현된 걱정이었다.

"'도마 위에 올라갔다'는 말을 한 건, 은유적인 표현이죠. 처음엔 그 도마 위에 올라가고 싶어 난리죠. 그런데 올라간 사람만 알아요. 그 경험, 느낌은 부모님과 혈육도 몰라요. 당사자인 본인만 아는 거죠. 그런데 요즘은 그 도마의 범위가 좀 더 커지고 넓어진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걱정돼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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